우리 문학의 최고봉은 역시 시조이다. 우리는 학교에서 시조를 ‘정형시’라고 배웠다. 시조는 초장 - 중장 - 종장의 3장, 6구 12음보, 45자 내외로 3장 구조의 형식을 갖추고 있다.
로 이루어져 있으며,
기본율격은 3434 3434 3543이지만,
때로 초장과 중장이 3444로 가능하다.
그러나 종장의 <첫 음보>는 세 글자로 불문율처럼 절대 벗어나서는 안 된다.
평시조(단시조)든, 엇시조(중형시조)든, 사설시조(장형시조)든 모두 마찬가지다.
시조가 반드시 글자 수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먼저 글자수에 얽매이지 말고 시를 쓴 후에 다시 다듬는 방법으로 고쳐 쓰면 된다.
또한 한두 자의 글자 수는 넘나들 수 있어 처음부터 글자수에 매일 필요가 없다.
모국어
- 내 어머니의 노래 -
윤 정
어머니 뱃속에서 샘물처럼 듣던 소리
자장자장 우리 아기 움직이네 뛰어 노네
꼬르륵 나를 깨우는 어머니의 언어들
자음과 모음 인연 기대고 의지삼아
부부지정 다독이며 한글사랑 이루더니
든든한 남매로 낳아 받침글자 키우네.
어머니 뱃속에서 숨결처럼 느낀 소리
기억의 조각 따라 고향 노래 불러본다.
나랏말 그 빛나는 정신 가슴으로 새기며.
모국어
- 오일성 -
무지를 닦아내던 한줄기 땀방울로
꽃향기 가득하듯 단비를 내려주네
더 없이 행복했었던 백성들의 그 웃음
낯설은 외래어로 몰아친 천둥번개
찢기고 깨져버린 우리의 고운 한글
내 맘은 상처투성이 모국어가 그립다
한글의 보금자리 이제는 찾아야지
낯설은 외래어를 쇠말뚝 뽑아내듯
눈부신 밝은 햇살로 우리 글을 비추네.
대전시조시인협회가 주최한 제31회, 제37회 장원 수상 시조이다.
첫번째 시조는 우리말이 만들어진 과정을, 어머니가 생명을 잉태하고,
자식을 낳는 것을 비유로 쓴 시조이다.
두번째 시조는 모국어가 외래어로 인해 빛바랜 것처럼 변질되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낀 당시 고등학생의 눈 높이에서 쓴 시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