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종」
- 만해 한 용 운 -
남들은 자유를 사랑한다지마는,
나는 복종을 좋아하여요.
자유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당신에게는 복종만 하고 싶어요.
복종하고 싶은데 복종하는 것은 아름다운 자유보다도 달콤합니다.
그것이 나의 행복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나더러 다른 사람을 복종하라면
그것만은 복종할 수가 없습니다.
다른 사람을 복종하려면,
당신에게 복종할 수가 없는 까닭입니다.
만해(萬海) 한용운(韓龍雲, 1879년 ~ 1944년)은 일제강점기의 시인이요, 승려, 독립운동가로 활동했습니다.
그는 특유의 은유적인 표현과 역설적인 글귀로 많은 사람의 마음에 깊은 아우라를 남겼습니다.
어떤 이는 만해의 삶이 파격이어서 만행을 저지른 것으로 말을 합니다.
그러나 오로지 시와 그의 정신세계가 얼마나 위대한지만 살펴보려 합니다.
만해의 시는 그 시대의 아픔을 고스란히 자신의 온몸으로 녹여내고 있습니다.
만해의 시를 읽으면 언제나 마음이 따뜻해지고 민족을 사랑하던 그의 굵직한 의지가 내 마음에 밑줄을 긋고 지나갑니다.
오랫동안 아련한 비애가 느껴집니다.
누구나 "자유로움"을 갈망합니다.
진정한 자유는 진리를 통해 옵니다.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무지는 악입니다. 그러므로 진리를 알아야 합니다. 인간은 자유를 누린다고 하지만,
그 자유는 무엇을 위한 자유인가?는 더 중요합니다.
사람이 하고 싶은 대로 다 한다고 그것이 자유입니까?
일제가 이 땅에서 행한 만행은 그들의 자유인가?
그들의 입장에서 《자유》일지 몰라도, 우리에게는 끔찍한 지옥의 고통이었지요.
자유는 또 나 혼자만의 자유가 아닙니다.
"함께"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나의 자유를 포기하고 거룩한 목적을 위해 희생할 자유가 더 큰 것이지요.
많은 이에게 자유를 나눔이니까요.
우리가 외쳤던 "독립만세"가 자유였습니다.
그러나 그 독립만세, 그 자유는 악의 무리인 그들에게는 반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때로 복종이 우리가 누리려는 자유보다 더 큰 행복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인본주의》에서 출발하는 자유는 결국 남에게 고통을 주고 그들에게서 자유를 빼앗아 나에게 주는 것을 자유라고 말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언제나 겉으로는 자유, 평화, 공존, 번영이라고 외치지만, 상황이 바뀌면 자기만 살고자 자기 이익만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나더러 다른 사람을 복종하라면 그것만은 복종할 수가 없습니다.
다른 사람을 복종하려면,《당신》에게 복종할 수가 없는 까닭입니다."
가장 아름다운 자유는 "신 앞에 서는 것"입니다.
그러면 나를 사랑하는 그 사랑과 자유를 남에게도 동일하게 나누게 됩니다.
그래서 동등, 평등, 자유를 함께 공유하게 됩니다.
우리가 부모에게 복종하는 것이 행복이고 자유이듯, 《진정한 자유》는 <진정한 복종>에서 나오는 기쁨의 선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