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롬 3:23)
사도는 인간의 본성과 그로 인한 결과를 우리에게 알려주면서 새로운 희망을 보여 준다.
24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속량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 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
"하나님의 은혜"는 특별은총의 신앙 속에서 폭포수 같이 쏟아져 내리지만,
일반은총으로 모든 사람들 안에서도 다양하게 내리는 비처럼 흘러내리고 있다.
인간의 원죄(죄성)를 좀 더 깊이 이해를 하고 싶다면 두 권의 책을 추천합니다.
1.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
소설 《죄와 벌》은 사람의 선악(善惡)과 죄와 벌에 대한 깊은 이해를 담고 있다.
주인공 라스콜니코프가 가난 때문에 살인을 저지르고
이에 대한 죄책감과 벌을 받는 과정을 그려가며 내면세계를 파헤친다.
라스콜니코프는 모든 사람들에게 자기 죄를 고백하고 처벌받는 것을 선택하지만,
그의 죄를 인정하는 것이 결국 자신의 대의를 인정하는 것과 동일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주인공 라스콜니코프는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돈(경제적)으로부터 자유를 얻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한 정의(고리대금하능 전당포 노파를 죽이고
그 돈을 많은 사람에게 나누어 줌으로 다수가 행복)를 실현한다는
명목하에 자신을 '초인 ' 곧 인신(신이 된 인간)이라 생각한다.
결국 그는 잔당포 주인 노파뿐 아니라 단순 목격자인 노파의 여동생 리자베타까지 죽이는 끔찍한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살인 후에 그가 그토록 얻고 싶어 하던 자유를 얻지 못하고
도리어 자신에 대해 혐오감과 주변 사람들 - 어머니, 여동생에게 까지 혐오감을 느낀다.
그리고 그토록 심리적 고독에 빠져들었다.
결국 자유도, 정의도, 기쁨도, 사랑도 모두 잃었다.
그런데, 술주정뱅이의 딸 성스러운 지혜라는 이름을 가진 소냐를 만나면서 자신의 범죄 사실을 고백하게 된다.
소냐는 그를 나쁜 사람, 악한 사람이라 하지 않고 그저 불쌍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소냐는 주인공이 이미 죄에 대한 벌을 받고 있는 불쌍한 사람으로 보았던 것이다.
소냐는 그를 모든 것과 단절되어 있던 그를 다시 회복시켜 주고자 그에게 제안한다.
경찰서에 가서 자백하는 것이 아니라 광장에 나가 많은 군중 앞에서 죄를 고백하라고 한다고...
(...)
결국 그는 시베리아 수용소로 가게 되었고, 그때 소냐도 그를 따라간다.
라스콜니코프는 수용소에 가서 조차 자신의 죄를 뉘우치지 지도 않는다.
전혀 변화의 기미가 없던 그가 어느 날 문득 강 건너 편의 자유를 바라보게 된다.
그러면서 그 순간 갑자기 소냐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 부분에 대해 소설을 살펴보자.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그 자신도 알 수 없지만,
불현듯 무언가 그를 사로잡아서 소냐의 무릎에 몸을 던지게 한 것만 같았다.
그는 울면서 그녀의 무릎을 안았다.
(...)
그들을 부활시킨 것은 사랑이었고,
한 사람의 마음속에 다른 한 사람의 마음을 위한 삶의 무한한 원천이 간직되어 있었다.
그들은 참고 기다리기로 마음먹었다.
그들에게는 아직 7년이 남아 있었다.
그때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이 있을 것이며 얼마나 무한한 행복이 있을 것인가!
그러나 그는 부활했다.
과거의 그 모든 고통을 그 모든 일들이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이처럼 이 소설은 범죄와 형벌에 대한 철학적인 고찰과
사람의 내면에 대한 깊이 있는 인물 묘사를 통해 죄와 벌을 설명해 간다.
소설은 희망의 여운을 남기며 끝을 맺는다.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enercon2&logNo=220910871080
2. 미후라 아야꼬의 '빙점(氷點)'
원작인 <빙점>은 인간의 원죄와 그 극복을 다룬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자신이 살인자의 피가 흐르고 있는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
본질적인 죄의식과 자기 자신이 버림받은 사생아라는 사실로 인해 깊은 정신적 충격을 받는다.
요코는 자기를 낳고 버린 어머니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마음과
또 자신의 출생의 비밀로 인하여 삶의 의욕을 완전히 상실하고 만다.
더 이상 삶의 희망을 찾지 못하고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결심하고 자살을 선택한 요코.
"어느 추운 겨울날 눈 덮인 언덕길을 오르게 된다.
드디어 높은 언덕에 오른 요코.
하얀 눈길 위에 남겨놓은 자신이 걸어온 발자국을 한번 바라보게 된다.
자기의 발자국을 보는 순간 분명히 자신은 똑바로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앞만 향해서 걸어왔다고 생각했는데,
눈 위에 나 있는 발자국은 비뚤어지고 흐트러진 발자국이 아닌가.
인생을 바르게 살아간다고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깨닫고
자기 자신도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요코는 이 일로 인하여 그동안 용서할 수 없었던 어머니를 용서하게 된다...."
로리코가 죽었던 그 강가에서 자살한 요코.
그러나 진실은 요코는 범죄자의 딸이 아니었던 다는 진실이 밝혀지게 되자
그제서야 나쓰에와 스지구치는 죄책감에 절규한다.
요코를 살리기 위해 마지막까지 안간힘을 쓴 스지구치,
결국에는 요코를 살릴 것이고 살아날 것이라는 희망으로 끝을 맺는다.
비록 소설이지만, 우리들이 사는 세상에서 수도 없이 일어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누구나 세상을 살아가면서 뜻하지 않은 일들을 만나고,
그 속에서 진실보다는 오해들로 복수심과 삶을 포기하는 일들이 일어난다.
이러한 이야기가 내 주변에서도 일어나고 있교, 일부분은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우리가 알 수 없는 삶 속에는 때로는 가해자가 되기도 하고, 피해자가 되기도 한다.
이와 유사한 갈등과 고뇌들이 우리 자신 안에서도 일어나는 것을 보게 된다.
어떤 일은 실행만 되지 않았을 뿐이지 꿈틀거린다.
과거의 상처받았던 나쁜 일들이 떠오르고,
나를 고통 속으로 몰아넣고, 큰 손해를 끼친 자들을 향한 복수심으로.....
그러나 지금은 이런 것들을 제어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 기쁨이고,
그래서 자유가 있고,
사랑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어떤 이는 가난 때문에 죄를 저지르고,
어떤 이는 자신의 욕망 때문에,
어떤 이는 복수심에 잘못된 선택을,
또 어떤 이는 진실이 아닌 오해로 자살을 선택하게 되는 현실 속에서...
그럼에도 그 마지막은 희망을 끈을 놓지 않고, 여운을 남기며 끝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