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그리움에
누구나 그리움이라는 병을 안고 살아간다.
그들의 가슴엔 추억 속에 행복했던 꿈을 안고 있다.
"이젠 모두 잊으리"라고 입으로는 말하지만, 머리에는 "결코 잊을 수 없어"라는 메아리가 되어 되돌아 온다.
그 그리움은 다양하다.
그리움이 있다는 건 살아 있다는 것.
심장이 아프다
- 김남조 -
'내가 아프다'라고 심장이 말했으나
고요가 성숙되지 못해 그 음성이 아슴했다 ¹
한참 후일에
'내가 아프다 아주 많이'라고
심장이 말할 때
고요가 성숙되었기에
이를 알아들었다
심장이 말한다
교향곡의 음표들처럼
한 곡의 장중한 음악 안에
심장은
화살에 꿰뚫린 아픔으로 녹아들어
저마다의 음계와 음색이 된다고
그러나 심연의 연주여서
고요해야만 들린다고
심장도 이런 말을 한다
그리움과 회환과 궁핍과 고통등이
사람의 일상이며
이것이 바수어져 물 되고
증류수 되기까지
아프고 아프면서 삶의 예물로
바쳐진다고
그리고 삶은 진실로
이만한 가치라고
■ 용어해설
아슴아슴 : (형용사) 정신이 흐릿하고 몽롱하다
(부사) 정신이 흐릿하고 몽롱한 모양
멀리 흐리게 기억되는 일, 희미해져가는 기억.
인생을 이해하고 해석하고 노래하려면
그만큼 고요 속에 성숙이 발효되어야 한다.
시인의 시 속에서
심장은 <사람, 인생>으로 바꿔도 될 듯하다.
누구나 다 인생의 뒷마당에서 지난날을 그리며 그리움과 회한, 궁핍과 고통을 갖는다.
이것이, 그 아픔이 사람(인생)이다.
이것이 신 앞에 단독자로 서 있는 인생들의 모습이다.
오늘도 그리움에
- 조 경 은 -
꽃밭에 꽃들이 피면
너의 환한 미소가 있다
비가 내리는 날이면
너의 채취가 느껴진다
바람이 부는 날이면
네 목소리가 들려온다
하얀 눈 내릴 때면
너의 편지가 생각난다
여전히 잊지 못하고
나의 앙가슴 ²에 남아
추억의 꿈길에서
다시 너를 볼 수 있을까
■ 용어해설
* 앙가슴 : 충청도 사투리 '앙가심', 경상도 '앞가슴'
명사, 두 젖 사이의 가슴.
봄날은 간다(백설희 노래) 가사처럼,
사랑하는 이를 떠나 보낸 애통한 한을 앙가슴에 담고 있다.

그리움 1
- 나태주 -
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
만나지 말자 하면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하지 말라면
더욱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
그것이 인생이고
그리움
바로 너다.
그리움 2
때로 내 눈에서도
소금물이 나온다
아마도 내 눈 속에는
바다가 한 채씩 살고 있나 보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