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膏血)을 짜내서
르호보암의 준민고택 (浚民膏澤)
주전 931년 솔로몬 사후에 이스라엘 열두지파의 대표는 세겜에 모여 법적 후계자인 르호보암을 왕으로 추대했다. 암몬여인이 나아마가 낳은 아들 르호보암의 즉위를 마땅치 않게 여기던 북쪽의 열지파의 대표와 회중은 어느날 그를 찾아가 진정하기를
"왕의 부친이 우리의 멍에를 무겁게 하였으나 왕은 이제 왕의 부친이 우리에게 시킨 고역과 메운 무거운 멍에를 가볍게 하소서. 그리하면 우리가 왕을 섬기겠나이다"(왕상12:4)
이 말은 솔로몬이 왕궁과 성전건축, 그리고 성벽수축을 위하여 인력동원은 물론 백성들에게 지나친 세금부담을 주어 곤궁에 빠지게 했었으니 이제 당신은 부디 백성의 짐을 좀 가볍게 해달라는 요청이다.
이에 르호보암은 솔로몬을 섬기며 나라를 다스렸던 원로들을 불러 의견을 물었다.
"대답하여 가로되 왕이 만일 오늘날 이 백성의 종이 되어 저희를 섬기고 좋은 말로 대답하여 이르시면 저희가 영영히 왕의 종이 되리이다"(왕상12:7)
이와같은 충고어린 권면에도 불구하고 르호보암은 완강히 거부했다.
"내 부친이 너희로 무거운 멍에를 메게 하였으나 이제 나는 너희의 멍에를 더욱 무겁게 할지라 내 부친은 채찍으로 너희를 징치하였으나 나는 전갈로 너희를 징치하리라"(왕상 12:11)
한 마디로 백성의 고혈을 짜냈던 악한 임금이었다. 결말은 르호보암은 왕 5년에 이집트의 시삭이 유다의 요새성들을 급습하여 빼앗고 곧 예루살렘으로 진격하였다. 그리고 예루살렘의 성전과 궁전에 있는 모든 보물과 솔로몬이 만든 금방패 등을 모조리 약탈해 갔다. 그리고 유다는 이집트에 조공을 바쳐야만 했다.
고혈은 당장은 좋아보여도 언제나 그 결말은 자폭하게 되는 것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고혈(膏血)이 고육지책(苦肉之策)일까?
기업이야기에 관한 드라마나 역사를 다루는 고전드라마에서 왕이나 권문세가의 입에서 종종 등장하는 단어이다.
• 비상경영, 원가절감, 고육지책(苦肉之策 : 난해한 상황을 빠져나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자기 몸을 괴롭히면서까지 벗어나려 꾸며 낸 계책)으로 직원들 보고 허리띠 졸라매라 등등 공식적으로 협박이다.
결국 직원(노동자, 국민)들 고혈(膏血)을 짜내서 잘되는 회사나 국가를 보지 못했다.
고혈(膏血)은 사전적으로 "몹시 고생하여 얻은 이익이나 재산"을 일컫는 말이다.
고(膏)는 '기름 고'이다. '기름', '고약'을 뜻한다.
膏= 高+月, 높을 고(高). 높다, 크다, 뛰어나다 와 육달월(肉=月)이 합쳐져 만들어진 글자이다.
1)'민고민지'(民膏民脂) : 백성의 백성(百姓)의 피와 땀을 말하는데, 백성(百姓)에게서 과다(過多)하게 거두어들인 세금(稅金)이나 재물(財物)을 이르는 말로 쓰인다.
2)浚民膏澤 (준민고택) : 백성의 고혈을 뽑아낸다는 뜻으로, 재물을 마구 착취하여 백성을 괴롭힘을 이르는 말(膏 기름 고, 脂 기름 지)
좋은 의미로는 약의 이름으로
경옥고(瓊玉膏, Royal Natural Healing Center) 경옥고는 곤륜산에서 나는 백옥 속에 있는 꿀 같은 것을 의미하는데, 옛날 황제들은 항상 복용했다고 전해져 온다.
진액(津液)으로 만든 약(藥)을 의미하는 단어로도 쓰인다.

膏藥(고약), 軟膏(연고), 膏晃(고황), 絆創膏(반창고) : 상처나 베인 데에 붙이는 것 연고나 붕대 따위를 피부에 붙이기 위하여, 점착성 물질을 발라서 만든 헝겊이나 테이프 따위), 强壯膏(강장고)
그 외에 石膏(석고), 石膏型(석고형), 石膏像(석고상)에 쓰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