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적 사건과 주관적 해석
역사란 무엇인가(What Is History?)의 저자 E.H. 카(Edward Hallett Ted Carr)는 역사에 대해 정의하기를 "역사란 역사가와 사실들의 지속적 상호작용의 과정이자,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말한다.
1. 역사가 가지는 의미
사전에서는 '역사'를 “과거의 사실 또는 그 기록”이라고 정의한다. 역사란 단지 과거의 어떤 사실이 아니라 그 실제적인 사견을 연구하는 역사가의 정신 속에서 사유되고 재현된 것이다. 그러므로 역사를 서술하는 것이 역사를 만드는 유일한 길이다. 과거에 대단히 중요하고 충격적인 사건들이 존재했다 해도 역사가가 없었다면 그냥 묻혀 버리고 만다. 이와 같이 역사적 사실 자체만으로는 생명도 없고 의미도 없다. 실제 일어났던 사건에 대해 역사가가 사건을 조명하교 해석함으로써 역사적 의미가 되살아 나는 것이다. 그렇게 탄생한 역사는 후대에 수많은 사람들을 그 실제 사건에로 초대한다.
과거의 역사이지만 오늘 그것을 연구하고 익히는 것은 나도 그 사건과 밝혀진 역사를 통해 새로운 의미를 찾고, 또한 현재와 미래에 대한 해석하는 지혜를 얻게 된다. 이것이 '역사란 무엇인가?'에 대한 나의 최초의 대답이다
2. 역사란 무엇인가?
역사라고 말할 때 사람마다 다양한 뜻으로 사용한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과거에 있었던 사실’과 ‘조사되어 기록된 과거’를 말한다.
과거에 실제로 일어났던 '사실로서의 역사’(history as past)와 그것을 서술하여 남긴 ‘기록으로서의 역사’(history as historiography)이다.
전자를 객관적 의미의 역사라고 하며, 후자를 주관적 의미의 역사라고 말한다. 이처럼 실제로 일어났던 <사실>로서의 역사는 객관적 사실, 즉 시간적으로 현재에 이르기까지 일어났던 모든 과거 사건들을 지칭한다. 얼마나 많은 사건들이 있었는지 알 수 없다. 이러한 사건들이 기록으로 남겨진 역사가 없다면 그 사건들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과거의 사실을 토대로 <역사가>에 의해 객관적 조사와 연구로 재조명되어 역사가가 주관적으로 재구성한 것이 역사가 된다.
이 과정에서 <역사가>의 가치관과 주관적 세계관의 요소가 불가피하게 개입된다. 이 경우에 역사라는 말은 <기록된 자료이며, 역사서>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역사에서 모든 것을 전부 완벽하게 기록할 수가 없다. 기록하는 저자인 역사가의 견해와 식견에 따라 다르게 기록되기도 하고 어느 부분은 누락되기도 하고, 어느 부분은 제외되기도 한다.
그래서 객관적으로 사건에 관한 자료들을 수집하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정통 역사서>와 <검증되지 아니한 비정통 역사서가 있다.
성경도 마찬가지이다.
청세기로부터 계시록까지 어느 날 갑작스럽게 하늘에서 혜성처럼 떨어진 것이 아니다. 동시대에 살면서 경험하였거나 목격자이거나, 구전 혹은 유물을 통해 유추하며 해석하는 역사도 있다.
여기에는 고고학과 해석학이 동원되어야 이해될 수 있는 부분도 있고, 과거의 다른 자료들에 묻어나 있는 자료들을 통해 도움을 받기도 한다.
3. 성경을 어떻게 볼 것인가?
성경을 해석하는데 가장 필수적인 요소로는 성경관, 세계관이다. 만일 성경관과 신앙적 세계관이 없는 사람에게는 성경은 신화로 가득한 책이며 고전에 불과하며 성경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고대의 역사에 불과하다.
하지만, 성경은 <일반 역사서>와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바로 계시성이다. 즉, 언약이 담겨있다.
이 계시는 창조주 하나님으로 부터 시작되었고, 그가 자신의 존재를 두고 맹세하신 것이요, 신실한 약속하신 것이다.
만군의 여호와께서 맹세하여 이르시되 내가 생각한 것이 반드시 되며 내가 경영한 것을 반드시 이루리라(이사야 14:24)
일반 역사에는 계시 곧 언약(약속)이 없다. 단지 교훈만 있을 뿐이다.
이처럼 우리는 성경에 약속된 <언약>을 통해 비록 성경이야기(말씀)가 과거에 있었던 일이어도 현재 우리에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믿음이라는 독특한 인간의 의지도 포함된다.
이러한 원리는 일반 역사에도 있다.
일반 세상의 법에도 유효기간(공소시효)이라는 것이 있다.
약속에도 마치 공소시효(公訴時效)처럼 시효기간이나 대상이 적시되어 있다.
<언약의 효력>은 오직 믿는 자에게만 적용된다. 그러므로 여기에는 주관적 적용이 가능한 것이다.
요한복음 3장 16절,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