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설(2)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수치
누군가에게 뺨을 맞는 것은 커다란 수치이다.
얼굴에 침뱉음을 당하는 것과 같다.
예수께서 말씀하신
"누구든지 네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 대며"
당시 누군가의 뺨을 때렸다는 것은 그가 권력을 가진 자라는 의미이다.
사람들이 대부분 처음에는 언성을 높이며 말로 싸우다가 화를 감당하지 못하고
분노가 치밀어 오르면 뺨을 때리게 된다.
더구나 반지를 낀 손으로 맞았다는 것은 엄청난 수치를 당한 것이다.
반지를 낀 사람이 때렸다고 생각해 보자.
예수께서 왜 때렸는지를 말씀하시지 않는다.
뺨을 맞은 자는 당연히 약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약한자가 <악한 자>를 대적하면 손해이다.
그는 권력자이기에 약한 자 곧 뺨을 맞은 자는 헝거할 수도 없다.
뺨을 때린 것은 수치를 주려고 때린 것이요, 분노를 표출한 것이다.
"누구든지 네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 대며"
(오른 뺨을 맞았다면, 때린 자의 손은 반지를 낀 손등으로 때린 것)
오른 손으로 때린다면 맞는 사람은 왼 뺨을 맞는다.
만일 오른 뺨을 맞았다면,
가해자는 왼손으로 때렸다는 이야기이다.
악한 자는 자기 오른 손을 아끼기 위해서 였을 것이다.
유럽의 유서깊은 가문들의 왕이나 왕족들은 왼손 새끼 손가락에 인장반지를 착용한다.
하지만, 로마의 권력자들은 반지가 인장이었기에 항상 착용하고 다녔다.
대부분 오른손 검지에 반지를 착용함으로서 자신의 권위를 나타내기도 한다.
리더쉽을 발휘하는 것을 의미한다.
왼손으로 때렸다면 오른 뺨을 맞았을 것이고,
혹은 오른 손등으로 때리면 오른 뺨을 맞게 된다.
손 등에는 <반지 : 금이나 은, 동같은 쇠붙이>가 있어
뺨에 맞으면 뼈가 상할 수도 있다.
또는 살점에 박히듯 커다란 상처(찢김)를 남길 것이다.
뺨을 맞는 것도 상처이지만,
얼굴에 상처가 나는 것은 더 상처가 깊어진다.
연속해서 때린다면
여전히 오른 손으로 사용하는 경우 왼뺨을 때리게 된다.
이번에는 손바닥으로 때린 것이다.
그런데 왜 예수님은 오른뺨을 맞았는데도 왼뺨을 돌려대라고 하셨을까?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악한 자>를 대적지 말라
누구든지(권력자가) 네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 대며
또 너를 송사하여 속옷을 가지고자 하는 자에게 겉옷까지도 가지게 하며
또 누구든지 너로 억지로 오리를 가게 하거든 그 사람과 십리를 동행하고
네게 구하는 자에게 주며 네게 꾸고자 하는 자에게 거절하지 말라(마5:39-42)
이 말씀은 주님의 명령이다.
지금도 유효하다.
그러나 이해하기가 어렵다.
과연 오늘날 그 누가 주님의 이와 같은 말씀을 순종하고 실천할 수 있을까?
억울한 것은 못 참지라며 대들거나 대적한다면
도리어 매를 더 벌게 된다.
세상에 살면서 속상하고 상처입고, 억울한 일이 한두번이던가.
그러나 어떤 경우라도 감정을 다스리고
분노를 잠재우는 것은 <자기 통제>가 가능한 사람이 승리자이다.
권력자가 감정조절을 못하고
분노에 사로잡힌 자라면 그는 소인이다.
맞으면서도 감정을 다스리는 자는 분명 군자이다.
그런 것(감정과 분노)에 휘말리지 않도록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분노는 우리들이 다스려야할 첫번째 <악>이다.
그러기에 이 말씀은 역설이다.
"누구든지"라고 말한 단어는 "권세 가진 자"이다.
그는 자기의 분노를 조절하는 사람일까?
오른 뺨을 왼손으로 때렸거나, 오른 손등으로 맞았다면
분명 오른 뺨에는 얼굴에 멍이 들거나 피가 흐르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억울할지라도 악한 자에게 대적할 필요가 없다.
대적할 가치가 없다.
그는 권력을 가진 자이다.
그보다 더한 악행도 할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대적하여 싸운다 해도 결코 이득될 것이 없다.
그러나 '맞는 사람이 발 뻗고 잔다'는 속담처럼
그 결말에 이르러서는 맞은 사람이 이긴 것이다.
그는 분노의 감정을 이겼고,
악을 이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