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과 거짓, 참된 나(1)
'진실(眞實)'하다는 말은 사전적으로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세 가지 뜻이 있습니다.
첫째는 거짓이 없는 사실,
둘째는 마음에 거짓이 없이 순수하고 바름,
셋째는 참되고 변하지 아니하는 영원한 진리
데미안과 싱클레어, 프란츠 크로머
헤르만 헤세의 Demian(데미안)에서 주인공 Sinclair(싱클레어)가 양복점집 아들 프란츠 크로머(Franz Kromer)에게 괴롭힘을 당합니다. 초등학교 5학년인 크로머는 마을에서 소문난 불량배로 걸핏하면 10살인 싱클레어를 어두운 세계로 이끄는 못된 짓을 골라서 합니다.
신실한 가정에서 자라던 싱클레어는 나쁜 짓을 일삼던 프란츠 크로머에게 유혹되어 친구들 사이에서 으스대고 싶고 싶어 합니다. 눈치 빠른 프란츠 크로머가 놓칠 리 없습니다. 이에 싱클레어를 다그치자 결국 옆집 물건을 훔친 것이 자신이 한 짓이라고 허풍을 떨게 됩니다. 순수하기만 하던 싱클레어가 거짓말을 하면서 깊은 어둠 속으로 끌려가게 됩니다.
이것이 거짓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프란츠 크로머는 싱클레어가 범인이라고 고발하겠다고 협박합니다.
이 일로 자신을 약점을 잡히게 된 싱클레어는 두려움에 매이고 맙니다. 수시로 꼼짝 못 하고 협박당하며 프란츠 크로머가 시키는 대로 그가 요구를 들어주어야 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싱클레어는 프란츠 크로머의 계속되는 괴롭힘에 괴로워하며 부모님에게 사실을 말할까, 멀리 숨어버릴까 하는 갈등을 합니다.
이때 마침 라틴어 학교에 전학을 온 데미안은 금세 싱클레어가 곤경에 빠져 있는 것을 눈치챘고, 프란츠 크로머를 만나 뭔가를 이야기합니다. 데미안이 뭐라고 했는지 싱클레어는 알지 못하지만, 다시는 크로머가 싱클레어 앞에 얼씬도 못하게 하였고, 그림자조차 코빼기도 보이지 않게 됩니다. 싱클레어를 어둠의 세계에서 구해줍니다. 지긋지긋하게 시달리던 프란츠 크로머의 괴롭힘에 벗어나게 됩니다.
묶인 쇠사슬이 풀어지고 자유를 얻은 싱클레어에게 데미안은 구세주였습니다.
진실과 거짓 사이에서 갈등이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거짓을 가지고 태어나는가, 아니면 태어나 언제부터 거짓을 배우기 시작하는 걸까.
아마도 의식이 생길 때부터 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비록 말을 못 해도 자기가 잘못했다는 것을 알 때부터, 부모나 형제들에게 지나치게 꾸지람이나 혼났을 때부터일 것입니다.
분노와 화를 내는 모습에 볼 때 깊이 마음에 상처를 입게 되고, 다시는 혼나지 않기 위해 시작하게 되는 것이 거짓말입니다. 점차 반복해서 거짓말이 먹혀 들어갈 때, 성장하면서 거짓말이 하는 습관화되고, 죄책감도 사라지며 거짓말을 사실화하여 자신도 착각을 일으킵니다. 사실과 진실, 그리고 거짓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무디어진 양심은 진실과 거짓을 분별할 기능을 상실하며 이때부터 병적 증세로 나타납니다.
그러므로 《거짓의 병》은 진실을 마주하지 않으면 절대로 《자신의 실체》를 발견하기 쉽지 않습니다.
공상허언증 & 리플리 증후군

공상허언증 (空想虛言症, pathological lying, pseudologia fantastica, mythomania)은 자신이 상상하며 만들어 놓은 거짓말을 그대로 사실로 믿는 정신적 증후군으로, 영어 명칭은 《병적허언증》입니다.
즉, 거짓말이 지나쳐서 병이 될 정도라는 의미입니다. 공상허언증은 공상에 기반하여 거짓말을 하는 경우라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증상은 심리적 장애 중 하나로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이라 판단하고, 일어난 일에 대해 과장 혹은 왜곡해서 말하는 증상을 보이는 질환입니다.
1891년 안톤 델브뤼크에 의해 의료 문헌에 처음으로 소개된 공상허언증은 거짓말과 망상의 중간 정도 경계에 있는 정신병리학적 증후군입니다.
• 1단계 : 근사하게 자기 포장하고 싶어 함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거나 관심을 받기 위해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보다 더 근사하게 포장한다.
• 2단계 : 거짓말을 계속하면서 점차로 진실과 거짓을 구분 못함
포장을 위한 거짓말을 덮기 위해 또 다른 거짓을 보태며, 그 과정에서 점차 어느 것이 진실이고 거짓인지를 착각하는 단계에 이른다.
• 3단계 : 자기의 상상에 자신도 속아 그런 줄로 확신하고 말하게 됨
자신의 이런 말과 행동에 당위성을 부여하고 점차 거짓말의 강도를 높인다.
• 4단계 : 정신질환과 사기 범죄로 전락
결국 자신이 만든 거짓의 세계를 사실이라고 믿으며 심한 경우 정신질환 및 사기범죄로 이어진다.
리플리 증후군(Ripley Syndrome)이란 자신의 현실을 부정하면서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허구의 세계를 진실이라 믿고 상습적으로 거짓된 말과 행동을 반복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라고 부르는 대한민국의 신조어가 되었습니다.
정직(正直)과 솔직(率直)
예부터 정직은 힘이라고 했습니다. 정직하면 마음에 꺼릴 것도 없습니다.
즉, 양심이 자유합니다.
거짓을 무너뜨립니다.
그래서 정직은 최고의 방책(方策 : 방법과 꾀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라고 했습니다.
솔직(率直)은 거짓이나 숨김이 없이 바르고 곧다는 뜻입니다.
정직과 거의 일맥상통한 것으로 쓰이지만,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미묘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정직은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보여 주는 것으로 어느 것도 보태거나 꾸미지 않는 것이고, 솔직은 어느 것도 숨기지 않는 것입니다.
그 말이 그 말 아닌가요?
둘 다 《바르고 곧은 마음》이라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지만, 솔직할 수는 있어도 정직하기는 참 어렵습니다.
솔직한 사람이 정직한 것 같지만, 모두 그렇지는 않습니다. 솔직함이 극단으로 가면 이상한 사람을 취급받습니다. 자기는 솔직하게 이야기한다고 하지만, 그 솔직함의 기준이 그 사람의 생각입니다. 자기가 보고 생각하는 대로 말하는 것이 솔직함은 아닙니다. 객관적인 기준이 아니라 주관적이기에 보편적 기준이 아닐 수 있습니다.
사극에서 냉큼 '이실직고(以實直告)' 하렸다는 말이 나옵니다.
솔직하게 사실대로 말하라는 것입니다.
사람은 때로 진실을 왜곡하고 숨깁니다. 진실하기란 이처럼 어렵습니다.
"정직함이 힘이다" 그렇습니다.
정직하다고 손해 보는 것이 없습니까? 때로 정직함이 손해를 불러옵니다. 요셉도 그러했습니다. 그러나 정직은 끝내는 승리 합니다.
톨스토이의 "신은 진실을 알고 있다."에서 젊은 나이에 억울하게 살인 누명을 쓰고 26년을 감옥에서 보내게 된 주인공 악세노프 ... 신은 모든 진실을 알고 있지만, 때를 기다린다. 세상은 참으로 복잡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진실해야 한다. 신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리든, 청년이든, 어른이든... 진실은 반드시 승리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종종 자신을 과시하고 싶어 하는 마음, 과소평가받거나, 비교가 될 때, 무시당할 때 정직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때로 정직하면 바보 취급을 받기 일쑤인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때로 정직해서 손해 보기도 합니다. 그러나 정직함의 미덕이야말로 인체 속의 혈관처럼 중요합니다.
그가 말하는 것으로 그 사람에 대한 평가를 하게 되는데, 훗날 사실(진실)이 드러났을 때, 그에 대한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지고 나면 복구되지 않습니다. 더 이상 신뢰하지 못할 사람으로 낙인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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