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를 믿었던 이유
전기도 들어오지 않았던 산골마을 교회당.
태어나면서부터 온 동네에 울려 퍼지는 종소리를 들으며 성장했고,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아직도 희미하게, 어느 것은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아직 학교에 들어가지 않았던 그때,
교회에서 인형극을 한다며 동네 아이들을 불러 예배당으로 향하게 했습니다.
그래서 친구들과 삼삼오오 가게 된 예배당,
그때가 여름성경학교가 한창이었습니다.
아침해 웃으면서 솟아오르면
종소리 크게 울려 우릴 부른다
즐거운 여름학교 믿음의 동산
주님의 귀한 말씀 배우러 가자
새 노래 함께 배워 모두 부르면
오늘도 씩씩하게 자라는 새싹
즐거운 여름학교 소망의 동산
진리의 귀한 말씀 배우러 가자
시원한 종소리에 발을 맞추어
새 동무 손목 잡고 교회당으로
즐거운 여름학교 사랑의 동산
생명의 귀한 말씀 배우러 가자
주님의 귀한 말씀 배우러 가자
무더운 여름날, 밤이 깊어갈 즈음에 크지 않은 예배당 한편에 호야 등이 희미하게 졸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 전갑제 전도사님(복음전도에 아주 탁월한 재능을 가지셨던 분으로 기억된다)이 얼마나 재밌게 1인 다역으로 인형극을 했던지 졸거나 잠에 빠지는 아이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똘망똘망한 아이들의 눈망울이 모두 인형극에 집중하며 점점 빠져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첫째 날은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였습니다. 둘째 날... 마지막 날은 십자가 사건이 진행되는 동안 아이들은 로마병정과 유대인들에게 채찍에 맞으시고,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을 올라가 마침내 그 십자가 못 박히신 예수님을 바라보며 눈물 흘렸습니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그분이 나를 위해 죽으셨다"는 복음을 듣게 되었을 때, 예수님을 영접하게 되었고, 정말 천국에 가고 싶었습니다.
아직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아직 까막 눈이던 그 시절에 들려주던 설교는 나에게 모든 것이 새로웠습니다. 아니 지상에서 천국을 맛보는 것 같았습니다.
이해는 못했지만, 들려지는 찬송소리는 천상의 아리아처럼 감미로웠고, 마음을 정돈시켜 주고 평안을 맛보게 해 주었습니다.
어린 마음에 하나님에 대한 궁금증은 커졌습니다.
천국에 대해 알고 싶었습니다.
꿈에라도 성경이 말하는 천국을 보고 싶었고,
예수님이 왜 십자가에 돌아가셔야 했는지
내 죄가 무엇인지 등 너무나 궁금한 것들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찬양에서 하나씩 배우는 즐거움에 어린 시절은 행복했습니다.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주 은혜 놀라워
잃었던 생명 찾았고 광명을 얻었네
큰 죄악에서 건지신 주 은혜 고마워
나 처음 믿은 그 시간 귀하고 귀하다
이제껏 내가 산 것도 주님의 은혜라
또 나를 장차 본향에 인도해 주시리
거기서 우리 영원히 주님의 은혜로
해처럼 밝게 살면서 주 찬양 하리라
장말로 예수님은 날 위해 죽으셨을까?
《내 죄 때문에 죽으셨다》는 말에 그날부터 하나님이 두 눈을 부릅뜨고 하늘에서 나를 내려다보시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는데, 익숙하지도, 잘 이해되지도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교회를 나가지 않으면 벌 받아 죽을 것만 같은 두려움도 솔직히 있었고, 천국 가려면 예수를 믿어야 하기에 교회에 가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후로 모든 인생을 기독교 신앙 위에 세우며 50년을 넘도록 살아왔습니다.
만일 그때 복음을 듣지 못했다면 내 인생은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 1874~1963)의 말대로 가지 않는 길, 아니 가보지 않은 또 다른 길을 선택했을 것이고, 그 길을 가게 되었을 것입니다.
- 가지 않은 길 -
프로스트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