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주의 구원서정에 관하여
구원에도 과정이 있다?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구원에 대해서 고민해 보셨을 것입니다. 지극히 정상적인 의구심입니다. 구원에 대해서 알 것도 같은데 2%가 부족한 느낌입니다.
한 마디로 이 부분이 한꺼번에 다 이해되는 사람도 흔치 않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성경을 읽으며 깊이 있게 묵상하고 고심하는 가운데 깨닫게 되는 것이니까요.
우리가 구원이라는 말을 할 때에 좁은 의미로는 "나 구원받았어"라는 말합니다. 이는 "나 예수를 믿어"라는 표현입니다.
그러나 이는 이제 막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쓰는 표현입니다.
하지만, 오랜 세월 예수 믿어 온 사람이라면 눈물이 글썽이며 말할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나 같은 죄인이 구원을 얻었습니다. 이 은혜를 어찌 잊겠습니까. 치매가 와도 예수께서 날 사랑하시고 구원하신 이 은혜는 절대 잊을 수 앖습니다"라고.
구원이 넓은 의미로 쓰일 때에는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아야 합니다.
이 사람이 가짜 신앙인데, 믿는 척하는지, 속이랴 하는지, 진짜 예수를 일고 믿는지, 그리고 그가 믿는 것이 진짜인지....
종교개혁시대에 로마가톨릭과 개신교(개혁신앙을 가진 사람들)로 나뉘게 되었습니다. 또 로마가톨릭의 무자비한 탄압과 박해로 신앙에 대한 의구심과 회의와 고충, 변절과 배도, 타락과 변질 등의 문제가 심각했습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에 목숨을 내어 던지며 신앙을 지킨 순교자들이 있었는가 하면, 살고자 잠시 신앙을 배도하는 일들도 생겼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신앙의 자유가 찾아왔을 때 변절자들을 받아들일 것인가(탕자를 받아준 아버지처럼), 갈라서야 하는가?(큰 아들처럼)
그래서 종교개혁 이후로 로마가톨릭과 이교도에서 개종하는 사람들, 신앙생활을 처음 하는 분들에게 올바른 신앙의 길을 가르쳐야 했습니다.
교리와 교회의 신학은 이러한 고뇌 속에 교회와 신앙을 수호하고 올바른 신앙을 견지하도록 하기 위하여 성경적 가르침으로 체계적으로 가르쳐야 할 필요성애 의해 수립된 것입니다.
예를 들면 "그 사람"이라고 할 때 그 사람의 성별, 현재 나이, 결혼여부, 자녀가 있는지, 살아있는지, 죽었는지, 병들었는지 구별해 주어야 할 때가 있는 것처럼 구원도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구원이란 무엇인가?
구원의 서정(단계) 혹은 과정이라고 부르는데, 반드시 이와 같이 시간적으로 일어나는 순서는 아닙니다. 동시에 일어나서 순서상 차이가 있을 수 있지요.
①소명(召命 부르심, calling)
②중생(中生 거듭남, regeneration)
③회심(悔心 conversion) : 회개+믿음=회심
④신앙(信仰 믿음, faith)
⑤칭의(稱義 의롭다 함, justification)
⑥입양(養子 양자, 하나님의 자녀가 됨, adoption)
⑦성화(聖化 거룩, 바른 삶의 행동, sanctfication)
⑧견인(堅忍, 최후까지 은혜 가운데 거함, perseverace)
⑨영화(榮化 영생으로 들어감, glorification)
영화는 지상에서 그리스도인의 삶을 마감하고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감
하나씩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소명 : 그리스도 께서 십자가에서 이루신 구원의 은총(복음)을 불신자에게 (감화와 감동으로) 알리시어 인격적으로 하나님의 구원에로 부르시는 첫 번째 사건이다. 그레스도께서 이룩하신 구원을 그의 신앙으로 수납하도록 죄인들을 초청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로운 사역(롬 8 :30).
② 중생 : 성령께서 무의식 가운데 예수를 믿을 때 그 사람 안에 예수의 생명(영원한 생명, 말씀의 씨)을 심어 영혼에 주관적 성향을 변화시키는 하나님의 은혜로우신 행위로써 (객관적인) 예수의 십자가 구원사건을 믿은 자에게 (주관적으로) 적용시켜 그에게 구원의 효과가 있게 하시는 사건(요 3 :3-5)
③ 회심 : 이는 예수를 믿게 된 자의 의식 안에서 일어나는 성령의 작용으로 자신의 악한 행실과 하나님을 향한 불신앙과 적의에서 떠나 하나님께 온전히 돌아키는 의식적인 변화(요일 1 :9)
④ 신앙 : 죄와 죄의 비참함으로부터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로운 행위에 순종하여 그리스도를 구주로 믿어 새사람, 새로운 피조물로 변화시키시는 하나님께 대한 온전히 신뢰하는 행위(막 1 :15).
⑤ 칭의 :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자에게 그리스도의 의를 그의 의로 인정해 주시는 최정적인 하나님의 법정적 선언(롬 8 :30).
⑥ 수양 : 의롭다 하신 자들을 하나님의 가족의 일원으로 입양하여 자녀 삼으심(요 1 :12)
⑦ 성화 :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이루신 의를 믿는 자에게 의롭다 하시고, 또한 그를 세상의 죄의 오염에서 건지시고 전인격적, 전방위적, 전생애적으로 하나님의 형상을 닮아가도록 하시는 성령의 사역(롬 8 :14).
⑧ 성도의 견인 : 하나님 아버지께서 택하시고 구원하시기로 작정된 그의 자녀 된 자녀들을 구원의 완성에 이르도록 견고하게 끝까지 인도해 가시는 하나님의 사역(딤후 4 :18).
⑨ 영화 : 세상의 종말과 그리스도의 재림으로 이루어지는 구원의 완성으로 아버지의 나라에서 영원히 거하는 복락에 이르게 하심(롬 8 :30).
왜 교파마다 다른 구원서정들이 나왔을까?
이러한 구분은 종교개혁자들 안에서 조금씩 다른 주장이 있었는데, 루터는 준비단계(소명, 조명, 회개, 중생), 신앙, 칭의, 신비적 연합, 갱신, 보전으로 구분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개인적인 신앙체험에 따라 대동소이할 뿐입니다.
종교개혁자들도 미완성인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것이 정답이고, 틀리고 옳고 보다는 마치 서양의학이나 동양의술과 같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의술은 모두 몸을 치유하는 방법입니다. 서양의술은 아픈 곳을 직접적으로 치유하는 방법이라면, 동양의술은 몸 전체를 치유하여 실제로 아픈 부분이 치료되게 하는 방법입니다. 둘 다 옳습니다. 각기 장점이 있습니다.